삼성SDI가 전기차 캐즘 등 다양한 악재에도 중장기 투자에 매력적인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여전히 고객사 다변화와 전고체 양산, 재무건전성에 불확실성도 여전하지만 향후 성장하는 시장에 충분한 기술력을 탑재한 만큼 주목해야한다는 주장이다.
11일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삼성그룹 계열의 이차전지 및 전자재료 전문 제조기업이다. 1970년 설립돼 본사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하고 있다. 삼성SDI는 크게 에너지 솔루션(배터리)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의 두 부문으로 운영된다.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소형 IT기기용 배터리, 전기자동차(EV)용 중대형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제조가 주를 이룬다.
특히 삼성SDI는 원통형·각형 등 다양한 형태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하며, 스마트폰·노트북 등 IT기기부터 전동공구, 전기차, ESS에 이르는 광범위한 응용처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이중 프리미엄 고용량·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기술에 강점이 있으며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OEM과 데이터센터용 ESS 시장 등에 납품해 왔다.
전자재료 부문도 삼성SDI의 핵심 사업부다.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 생산이 핵심이다. 이중 반도체 공정용 화학재료, 디스플레이용 소재(예: 편광필름 등)가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다만 디스플레이 소재 중 편광필름 사업은 2024년에 중단(매각)돼 해당 매출은 중단영업으로 구분되고 있다.
전자재료 부문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셈이다.
현재 삼성SDI는 배터리 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룹 내 삼성전자 등과의 시너지 및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가지고 있다.
SN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xEV) 배터리 사용량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EV) 배터리 수요는 최근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2024년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약 894.4GWh로 전년 대비 27% 이상 성장했다. SNE Research는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이차전지가 연평균 50%를 웃도는 속도로 시장이 확대됐고 올해도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삼성SDI가 가장 기술력에서 인정 받고 있는 ESS용 배터리 시장 역시 북미를 중심으로 약 14% 성장이 전망된다.
전기차 보급도 현재 캐즘(일시적부진)을 겪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ESS 수요 증가, 인도 등의 이륜 전기차 시장 성장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담안 동종 산업 내 삼성SDI의 경쟁 위치를 살펴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선두권 대비 낮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점유율 순위는 1위 CATL(중국, 약 37.9%), 2위 BYD(중국, 17.2%)로 중국계가 압도적이다.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약 10.8%)이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이중 삼성SDI는 약 3.3%의 점유율로 7위를 기록해 상위권 대비 한 자릿수의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 On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삼성SDI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배터리 분야에 집중해온 전략상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도 기술력으로 승부수
배터리 업계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고성장 추세 속에서 업체간 경쟁과 기술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생산 규모와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 On, 삼성SDI)는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합작법인(JV) 설립과 기술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StarPlus Energy JV) 공장 가동과 GM과의 JV 추진 등으로 북미 입지를 다지고, 유럽 고급차 OEM 대상의 각형 배터리 공급 확대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및 통신 인프라 증가로 ESS 시장 성장이 예상돼, ESS용 배터리 매출 확대 기회도 있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중장기적 성장성이 높으나, 단기적으로는 수요 변동성과 업체 간 점유율 경쟁, 원가 부담 등 리스크가 혼재된 상황이다.
이러한 업황 속에서 삼성SDI는 프리미엄 배터리 기술 우위와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미래 기술(전고체 등) 선점 등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 유증에도 선제적 투자는 지속
최근 5년간 삼성SDI의 연결기준 재무성과를 보면 2021년과 2022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호조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2021년 매출은 13.55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 676억원으로 59% 늘어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에는 매출 20.12조원, 영업이익 1.808조원으로 각각 48.5%, 69.4%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에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급증과 제품 믹스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9%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업황 둔화와 비용 증가로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2023년 연간 매출은 2022년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거나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1.5조원대로 감소했다.
이어 2024년에는 매출 16.59조원, 영업이익 3,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22.6% 감소, 이익 76.5% 급감하는 부진을 겪었다.
특히 2024년 4분기에는 대규모 재고조정 및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분기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로써 2024년 영업이익률은 약 2% 수준으로 크게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SDI는 영업손실액이 347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 분기부터 2분기 연속 적자다.
삼성SDI의 1분기 실적은 BMW 등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유럽 OEM 중심의 재고 조정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하며, 소형 배터리 가동률 개선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 정체와 고객사 재고조정에 주로 기인한다.
삼성SDI의 주요 EV배터리 고객인 유럽 OEM (BMW, Audi 등) 판매 감소와 북미 Rivian의 LFP 배터리 채용 확대 등이 겹치며 2024년 자동차전지 출하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배터리 부문이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ESS용 배터리는 북미 데이터센터용 수요로 2024년 4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일부 선전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 소재 수요가 일부 회복되었지만 디스플레이 소재 부진과 규모의 한계로 영업이익 기여가 미미한 편이다.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며 자본적지출(CAPEX)의 증가와 이에 따른 잉여현금흐름(FCF) 악화가 나타났다.
삼성SDI는 미래 성장 대비를 위해 2019년 약 1.7조원이던 연간 시설투자를 2024년에는 6.6조원 수준으로 약 4배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22~2023년에 잉여현금흐름이 연속 적자를 보였다.
이로 인해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하여 약 2조원 규모의 자본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적극적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향후 성장 국면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경쟁우위...수요처는 글써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차세대 이차전지로서 현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기술이다.
에너지밀도 향상과 안전성 개선이라는 장점 때문에 여러 업체들이 개발 경쟁 중이며, 상용화 시점은 대략 2027~2030년경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찌감치 R&D를 추진해왔다.
실제 삼성SDI는 2022년 국내 수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인 이른바 ‘S-Line’ 구축에 착수하여 2023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완공했다.
이를 통해 소량 생산된 전고체 셀을 테스트 및 고객 평가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3년에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주요 고객 5곳에 제공하여 평가를 진행했다.
이미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삼성SDI 전고체 셀 프로토타입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술 신뢰성을 입증받는 단계에 있다.
기술 수준도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 900Wh/L 수준을 목표로 한다.
이는 동급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약 40% 이상 향상된 수준으로, 동일 공간에서 전기차 주행거리 대폭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무음극(anode-less) 기술 등 혁신적 설계를 도입하여, 충전 사이클 수명과 안전성 면에서도 진전을 보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에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2023년 12월에는 전고체 상용화 추진 전담팀을 신설하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파일럿 생산을 통해 성능 향상과 수율 확보에 집중하고, 2027년경에는 양산 체제를 구축해 자동차용으로 공급한다는 로드맵이다.
대형 고객 네트워크도 윤각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삼성SDI는 전고체 분야에서 파일럿 생산을 개시한 몇 안되는 기업으로, 폭스바겐이 투자한 QS(QuantumScape) 등 스타트업이나 동종사들보다 한 발 앞서 시제품 단계에 진입했다.
또한 모회사 격인 삼성전자에서 축적된 소재 기술 역량과 그룹의 자본 지원으로 막대한 R&D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1군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전고체 셀 역시 이들과 공동개발 및 공급 논의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BMW, 스텔란티스, 현대차 등과 전고체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업계에 알려져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향후 제품 상용화시 즉각적인 수요 창출과 시장진입 용이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얼마만큼의 수요가 나올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2027년 양산 시점까지 가격부문에 대해서는 꾸준한 체크가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삼성SDI는 Gen.6 각형 배터리(P6) 양산, 46파이 대형원통형 배터리 개발 등 현세대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도, 기존 독일차 외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리비안 등), 에너지 기업(IPP)까지 고객군을 확대하고 있다.
ESS용 표준화 배터리 모듈(SBB 1.5) 출시로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다방면의 성장 모멘텀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신제품/신사업 매출이 본격화되면 성장률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전고체 배터리가 2027년 양산에 성공할 경우,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퍼스트무버로서 막대한 수혜를 볼 수 있다.
◆고객사 다변화, 재무 리스크는 살펴야
다만 리스트도 있다.
이차전지의 경쟁 심화와 가격 압박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증설과 저가공세로 배터리 판매단가 하락 압력이 크다.
실제로 2023년에는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 가격 하락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로 판가 인하 압력이 존재했다.
향후에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마진 축소 위험이 상존한다. 삼성SDI처럼 고부가가치 전략을 취하는 기업도 경쟁사 동향에 따라 수익성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도 리스크로 꼽힌다.
삼성SDI는 향후 수년간 북미/유럽 공장 건설, R&D 등에 조 단위의 지속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공시한 약 2조원 유상증자 결정은 이러한 투자재원 마련 목적이지만, 추가 투자로 부채비율 상승이나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이 있다.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누적되면 기업 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투자가 매출로 연결되기 전까지 재무 안정성 관리가 중요하다.
고객 다변화도 개선사항이다. 현재 삼성SDI 매출의 상당 부분이 BMW 등 소수의 주요 완성차 OEM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특정 주요 고객이 배터리 공급사를 교체하거나 자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할 경우 (일부 완성차의 내재화 움직임이 있음), 판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원자재 가격 급등도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특히 배터리 제조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무역 규제나 분쟁으로 소재 조달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목표 시점 대비 지연되거나 성능 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선행 투자비만 증가하고 성과는 못 내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또한 경쟁사나 신규 플레이어가 더 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내놓을 경우 기술주도권을 잃을 위험도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특허 분쟁 등의 법적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