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배당 금융주로 꼽히는
삼성증권이 올 상반기 역성장에 직면했다. 증권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기업공개(IPO) 딜이 연기되면서 기업금융(IB) 실적이 부진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중대형 IPO 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실적 회복에 가시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이 현금배당도 전년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 IPO 딜 미뤄지며 IB 부문 실적 부진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483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5.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1% 줄어든 6433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상반기 삼성증권의 실적의 역성장을 예상해 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삼성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4861억 원이다.
삼성증권의 실적이 전년대비 감소한 배경은 IB 부문의 영향이다. 지난 2분기 동안 대규모 IPO 딜로 기대를 모았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을 미뤘다. 이에 따라 2분기 삼성증권의 IB 수수료수익은 732억 원으로 전년대비 29,8% 감소했다.
IB 부문에서 구조화금융의 실적도 부진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2분기동안 송도 아파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지오영 인수금융 등의 대규모 딜을 연속으로 따내면서 구조화금융의 이익 성장이 가팔랐다. 다만 올해는 기저효과가 나타나며 역성장세를 보였다.
강점을 가진 자산운용(WM) 부문에서도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랩(LAB)과 펀드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며 수수료가 급증했지만, 올해는 큼지막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며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2분기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355억 원으로 전년대비 29.8% 감소했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의 호조에 따라 브로커리지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1622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 지난 1분기보다도 13.2% 가량 높아진 수치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중 1032억 원이 국내 주식에서 발생했다.
트레이딩 수익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상품운용손익과 금융수지 합산 수익은 전년대비 11.1% 늘어난 301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의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평가이익이 반영된 덕택이다. 또한 주식시장 호조로 신용공여 잔고가 약 6% 가량 상승하면서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대부분의 사업부에서 영업활동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2분기동안 주관사로 참여했던 몇몇 IPO 딜이 연기된 영향으로 전년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다수 IPO 딜 진행…배당 매력↑
삼성증권은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딪고 하반기 반등이 예상된다. 견조한 리테일 경쟁력과 더불어 '조' 단위의 IPO 딜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최근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점도 매력포인트로 꼽힌다.
지난 2분기 말 삼성증권의 고객 총자산은 356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1.4%, 전분기대비 15.5% 늘어났다. 자산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수가 약 4만 명가량 늘어난 덕택이다. 상반기 말 기준 삼성증권의 고액자산가 고객수는 30만5000명이다.
리테일이 실적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IB 부문의 실적 개선 가시성도 높다. 삼성증권이 주관하는 다수의 IPO 딜이 올 하반기 예정돼 있다. 지난 5월에는 리브스메드와 테라뷰, 닷, 핑크퐁컴퍼니가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중 리브스메드와 핑크퐁컴퍼니의 기업가치는 조 단위에 육박할 전망이다. 리브스메드는 외과수술에 사용하는 의료기기 제조 업체로 약 1조 원대의 기업가치가 예상된다. 아기상어로 유명세를 탄 더핑크퐁컴퍼니는 기업가치 약 7000억~8000억 원으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이 IPO 주관을 맡은 곳 중 세레신과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에 착수했다. 두 기업의 기업가치는 1조 원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소 3000억~500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7월에 예비심사를 접수한 세미파이브와 채비, 알지노믹스도 삼성증권이 주관사를 맡고 있다. 이 중 세미파이브는 조 단위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세미파이브는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사업을 영위하는데,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는 4분기 상장 예비심사에 착수할 케이뱅크 역시 삼성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몸 값 3조5000억~4조 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고된 터라 고배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삼성증권을 매수하기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배당성향은 40%에 육박한다. 연간 벌어들인 순이익 중 40% 가량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셈이다. 이에 최근 주가 하락이 배당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최근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배당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지난 8일 기준 배당수익률은 5.7%, 올해 예상 배당성향은 약 37%라 향후 리레이팅 이전 배당수익률을 높이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