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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분석] 큐리오시스, 단일 장비를 넘어 제조 플랫폼으로 진화

랩 오토메이션으로 실험실 자동화 병목 풀어주는 플랫폼 주목
Celloger에서 CPX·Cellpuri까지…ODM이 여는 실적 레버리지
올해는 성장 내년은 흑자 전환 상단이 열려 있는 성장 스토리

이현종 기자

기사입력 : 2026-02-02 18:00

큐리오시스 연구진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큐리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큐리오시스 연구진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큐리오시스)
바이오 산업의 고도화는 실험실 풍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실험 규모는 커지고 데이터의 정밀도와 재현성에 대한 요구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 공정은 사람의 손에 의존한다. 이 지점에서 ‘랩 오토메이션(Lab Automation)’은 효율성 개선을 넘어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큐리오시스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단일 장비 제조사를 넘어 공정 병목을 해결하는 제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포 이미징에서 출발한 도전, 큐리오시스의 기업 스토리

큐리오시스는 2015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바이오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다.

회사의 출발점은 ‘바이오 연구에서 가장 불안정한 요소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손’이라는 문제의식이었다.

당시 바이오 실험 현장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았고 실험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설립 초기 큐리오시스는 세포 분석과 이미징 기술에 집중했다.

세포는 온도, 습도, 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데, 기존 장비들은 촬영을 위해 샘플을 인큐베이터 밖으로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실험 환경이 흔들리고 데이터의 연속성이 깨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큐리오시스는 이 지점을 파고들어 ‘환경을 바꾸지 않고 관찰한다’는 개념의 라이브셀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고, 이것이 이후 대표 제품인 Celloger의 기술적 출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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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신증권 및 미래에셋증권 보고서 갈무리


회사는 단순한 연구 장비 업체로 남지 않겠다는 전략을 초기에 명확히 했다.

핵심 부품을 외주에 의존하는 방식 대신, 광학 엔진·전장 보드·로보틱스 제어·소프트웨어를 직접 설계하는 내재화 전략을 선택했다.

제어와 이미지 처리, 통신 기능을 하나의 싱글보드로 통합한 구조는 설계 효율과 장비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고, 이는 다품종·소량 생산이 잦은 바이오 장비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

여기에 금속 사출과 정밀 금형 등 제조 공정까지 수직 계열화하면서,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일관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큐리오시스는 이러한 기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세포 이미징에서 합성생물학, 디지털 병리, 세포치료제 공정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해왔다.

단일 히트 제품에 의존하기보다, 확보한 원천 기술을 조합해 고객의 공정 병목을 빠르게 장비화하는 구조를 지향해온 것.

이는 회사가 스스로를 ‘장비 제조사’가 아닌 ‘바이오 제조 플랫폼 기업’으로 규정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회사는 202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상장 이후에도 연구개발 중심의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플랫폼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Celloger를 중심으로 한 기존 제품의 고도화와 함께 CPX, Cellpuri 등 신규 장비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파트너와의 ODM 협업을 통해 시장 접근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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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에셋증권 리서치


◆랩 오토메이션의 구조적 성장, 큐리오시스의 포지셔닝


바이오 연구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신약 개발은 반복 실험과 대규모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이며, 오가노이드와 같은 3D 세포 모델은 장시간 안정적인 관찰 환경을 요구한다.

합성생물학 역시 수만 개 후보군을 설계·선별하는 과정 자체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작업 공정은 더 이상 효율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랩 오토메이션 시장은 203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자동화는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큐리오시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별 장비가 아닌 ‘워크플로우 병목’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큐리오시스를 “랩 오토메이션 소부장 기업 가운데서도 제조 플랫폼으로의 확장성이 가장 뚜렷한 기업 중 하나”로 평가했다.

특정 제품의 흥행 여부보다 신규 수요 발생 시 이를 빠르게 장비화하고 양산까지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장기적인 성장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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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에셋증권 보고서 갈무리


◆“비싸다”VS“아직 초기”...밸류에이션 논쟁 ‘화끈’


큐리오시스를 둘러싼 투자 논쟁의 핵심은 밸류에이션이다. 현재 실적 기준으로 보면 동사는 여전히 적자 기업이며, 2026년과 2027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더라도 PSR, PER 등 전통적인 지표는 부담스러워 보인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실적이 본격화되지 않은 기업에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러한 우려는 숫자만 놓고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다.

2026년까지는 영업손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흑자 전환 시점으로 제시되는 2027년 실적 역시 ODM 물량 확대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 계약의 속도나 지역 확장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실적 추정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에 대한 경계론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반면 긍정론자들은 큐리오시스를 전통적인 장비 업체의 잣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큐리오시스의 가치는 현재 매출 규모보다 플랫폼 확장성과 영업 레버리지에 있다.

ODM 계약 구조상 출하량이 늘어날수록 고정비 부담은 급격히 낮아지고, 매출 증가는 곧바로 이익 개선으로 연결된다.

즉, 실적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기업이 아니라, 특정 구간을 넘어서면 수익 구조가 급변하는 형태에 가깝다는 이유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큐리오시스의 실적 구조를 두고 “가시화된 물량이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추가 ODM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상단이 크게 열려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는 보수적으로 추정한 실적만으로 기업 가치를 재단하기보다, 옵션 가치가 포함된 성장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랩 오토메이션 시장의 구조적 성장성과 동사의 제조 플랫폼 역량을 감안할 때, 단기 지표만으로 고평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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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에셋증권 보고서 갈무리


동종 업계와의 비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국내 혁신 헬스케어 기업 중에서도 자동화·플랫폼 성격을 지닌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이는 시장이 현재 이익보다 미래 시장 선점 가능성과 확장성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큐리오시스 역시 세포 이미징, 합성생물학, 세포치료제 공정 등 서로 다른 워크플로우로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 테마 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다만 이러한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따른다.

ODM 계약의 단계적 확대가 실제 출하 증가로 이어져야 하며, 신규 제품(CPX, Cellpuri)의 상업화 속도도 시장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성과를 증명해야 유지되는 프리미엄’에 가깝다.

실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조정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큐리오시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투자자의 시간축에 따라 갈린다”며 “단기 실적 가시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구간일 수 있지만, 랩 오토메이션이라는 구조적 성장 산업 안에서 제조 플랫폼 기업의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라면 현재 주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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