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의 고도화는 실험실 풍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실험 규모는 커지고 데이터의 정밀도와 재현성에 대한 요구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 공정은 사람의 손에 의존한다. 이 지점에서 ‘랩 오토메이션(Lab Automation)’은 효율성 개선을 넘어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큐리오시스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단일 장비 제조사를 넘어 공정 병목을 해결하는 제조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포 이미징에서 출발한 도전, 큐리오시스의 기업 스토리
큐리오시스는 2015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바이오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다.
회사의 출발점은 ‘바이오 연구에서 가장 불안정한 요소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손’이라는 문제의식이었다.
당시 바이오 실험 현장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았고 실험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설립 초기 큐리오시스는 세포 분석과 이미징 기술에 집중했다.
세포는 온도, 습도, 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데, 기존 장비들은 촬영을 위해 샘플을 인큐베이터 밖으로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실험 환경이 흔들리고 데이터의 연속성이 깨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큐리오시스는 이 지점을 파고들어 ‘환경을 바꾸지 않고 관찰한다’는 개념의 라이브셀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고, 이것이 이후 대표 제품인 Celloger의 기술적 출발점이 됐다.
국내 혁신 헬스케어 기업 중에서도 자동화·플랫폼 성격을 지닌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이는 시장이 현재 이익보다 미래 시장 선점 가능성과 확장성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큐리오시스 역시 세포 이미징, 합성생물학, 세포치료제 공정 등 서로 다른 워크플로우로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 테마 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다만 이러한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따른다.
ODM 계약의 단계적 확대가 실제 출하 증가로 이어져야 하며, 신규 제품(CPX, Cellpuri)의 상업화 속도도 시장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성과를 증명해야 유지되는 프리미엄’에 가깝다.
실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조정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큐리오시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투자자의 시간축에 따라 갈린다”며 “단기 실적 가시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구간일 수 있지만, 랩 오토메이션이라는 구조적 성장 산업 안에서 제조 플랫폼 기업의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라면 현재 주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