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의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 전기차 수요 부진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어느새 주가가 30% 넘게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의 배경은 크게 ▲고객사 확장과 ▲중장기 수주 확대 ▲출하량 가이던스 상향 등이 꼽힙니다. 전방 산업의 부진에도 엘앤에프의 고객사가 확장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셈입니다.
◆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부진…영업적자 이어져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 엘앤에프의 실적은 최근 부진을 거듭했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동안 영업흑자를 유지했지만 4분기 28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실적도 2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영업손실 규모가 2039억 원으로 집계되며 크게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엘앤에프의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첫 번째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꼽힙니다.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KG당 230~350위안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리튬 가격은 KG당 100위안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리튬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원자재 가격에 연동되는 양극재 제품들의 가격도 하락하게 됩니다. 엘앤에프의 경우 비싼 시기에 리튬을 구매해 양극재를 제조한 뒤,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 판매를 하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미리 구매해뒀던 리튬과 이를 사용해 만든 양극재 재고에도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조할 당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에는 2508억 원, 올해 1분기에는 832억 원의 재고 평가손실을 인식했습니다.
실적 부진의 두 번째 이유는 '단일 고객사 리스크'입니다. 지난해 말까지 엘앤에프의 고객사는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재 수요가 줄어들면 엘앤에프의 출하량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재고가 늘어나는 구조였습니다.
◆ 2분기부터 분위기 변화 감지…대규모 수주 이어져
올해 1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의 하락이 멈추면서 재고평가 손실 인식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고객사로 편중된 매출 구성도 다각화되는 상황입니다.
우선 리튬 가격의 경우 2023년 12월 말부터 올 1월까지 KG당 평균적으로 86.5위안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올 2월 말 96.5위안으로 반등하더니, 3월 말에는 104.5위안까지 상승했습니다. 4월에도 이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입니다.
올 1분기 리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양극재의 가격 하락세도 멈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적으로 리튬 가격의 변동은 3~4개월 뒤 양극재 가격에 반영됩니다. 올해 2월부터 반등이 시작됐으므로, 빠르면 이달부터 양극재 가격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엘앤에프 IR 담당자는 "올해 1분기에 재고 평가손실 832억 원을 반영했다"며 "1회성 재고 평가손실은 1분기에 마무리되고, 2분기부터는 추가적인 재고 평가 손실의 반영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고객사가 다변화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엘앤에프는 지난 1분기 중 SK온 및 유럽 고객사 향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SK온과는 6.5년동안 13.2조 원의 양극재를 공급하고, 유럽 고객사에게는 6년간 9.2조 원의 양극재를 납품합니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에 치중된 매출이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에 연평균 3.6조 원, 테슬라에게는 1.9조 원의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 2분기부터 SK온에 연평균 2조 원의 양극재 공급이 추가되고, 내년부터는 연평균 1.5조 원의 유럽 고객사향 매출도 추가됩니다.
엘앤에프 IR 담당자는 "올해 유럽과 국내 배터리셀 업체향 대규모 수주를 체결했다"며 "고객사 다변화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계약도 협상 진행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이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출하량 가이던스 상향…분기별로 신규 공급 확실시
이렇게 고객사가 늘어남에 따라 엘앤에프는 2024년 출하량 가이던스를 상향했습니다.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2024년 양극재 출하량을 전년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양극재 출하량이 전년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조정했습니다.
엘앤에프 IR 담당자는 "2분기에는 유럽 고객사의 신규 공장 가동에 힘입은 재고 축적, 3분기에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따른 신제품 공급, 4분기에는 글로벌 선도 전기차 업체의 신규 모델 출시를 앞두고 하이니켈 제품 판매 개시 등에 따라 양극재 출햐량 가이던스를 상향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양극재 가격의 경우 2분기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담당자는 "2분기까지 양극재의 판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에는 전분기대비 가격이 15~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극재의 출하량이 늘어나지만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엘앤에프는 2분기까지 소폭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을 전망했습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출하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가격도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큰 폭의 영업흑자를 자신했습니다.
엘앤에프 IR 담당자는 "고객사별 특화 제품군이 있어 2분기부터 출하량 증가가 예정돼 있다"며 "하반기 공급이 예정돼 있는 제품의 시장성과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엘앤에프 수주 확대 배경은 '기술력'…전략 통했다
이렇듯 전기차·2차전지 업황 둔화기에 엘앤에프의 고객사는 오히려 확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투자를 축소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실제 같은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대규모 공급계약을 단 한 건도 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엘앤에프의 수주만 이어지는 까닭은 ▲선행 제품의 양산성 ▲공정 내 생산원가 우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엘앤에프가 생산하는 'NCMA95'(46파이 원통형 배터리용 단결정 니켈 95% 니켈·코발트·망간·알류미늄 양극재)가 대표적인데요.
현재 엘앤에프는 단결정 제품의 양산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앞서 있는 상황이며, 공정 내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4X4 소성로 설계로 경쟁사 대비 원가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업황 둔화기에 고객사들은 좋은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 주는 공급사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선택된 곳이 엘앤에프라는 판단입니다.
결국 엘앤에프는 지난 2년간 원재료 구매나 공장 가동률 관리 등에서 전략 실패를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제조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선행 제품 개발과 원가 측면의 경쟁력을 잃었다고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또 실패했던 전략들도 현재는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 IR 담당자는 "최근 시장의 다운텀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기술력 바탕의 제품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또 단결정 양극재와 같은 신제품의 수율 경쟁력 등을 갖추고, 전구체 등 밸류체인을 통한 비용 경쟁력을 갖춰야 수주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엘앤에프의 경우 고객사들이 원하는 모든 사항들을 갖추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고객사와 수주 시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데, 실질 방문 고객에 의해 가점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