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기존 화학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과 반도체 소재인 글라스기판을 탑재하고 실적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전망이다.
또 올해 말레이공장 가동률 증가로 동박의 원가는 낮추고 생산효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전기차 시장의 회복에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도 내년 글라스기판 발 호재가 기다리고 있고 ISC 인수로 소켓부문의 실적 증가도 기대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C는 이차전지(동박) 및 화학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기존 화학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SKC는 최근 이차전지 동박과 글라스기판이 주목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꼽힌다.
SKC는 SK그룹 계열 화학, 소재 전문 회사로 과거 마그네틱 및 광학 매체 제조업에서 성장사업으로 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주요 사업은 폴리우레탄 사업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프로필렌옥사이드 제품의 화학 사업과 LCD, 반도체, 전자 재료 및 일반 산업재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터 필름 등의 필름 사업이 주력이었다.
특히 폴리에스테르 필름은 SKC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자체 개발에 성공하며 현재 세계 3위의 PET 필름 생산력을 자랑한다.
더불어 프로필렌옥사이드의 제조가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SKC가 폴더블폰 관련주로 알려진 것도 투명PI베이스 필름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SKC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맞춰 2차전지 소재인 동박 사업을 키우고 있다.
또 최근 주목받는 글라스기판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로도 잘 알려져 있다. SKC의 기술력이 녹아든 것이 바로 글라스기판으로 경쟁사 대비 양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확대보기(왼쪽부터) SKC 자회사가 생산하는 동박과 글라스기판 (사진=SKC)
◆동박과 글라스기판 성장 초입...생분해 소재도 수년 내 해자 가능
동박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드는 두께 10㎛(1㎛=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薄)이다.
동박은 2차전지의 음극집전체로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거나,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워낙 얇다 보니 불량 가능성이 높고, 공정도 까다롭다.
첨가제에 따라 동박 자체의 성능도 천차만별이다. 생산하는 곳의 온도와 습도의 영향도 받는다. 공장을 지어도 제품 생산까지 몇 년이 걸린다.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즉 이차전지 음극재를 만드는데 필요한 중요한 소재로 현재 100%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동박 생산을 담당한다.
SKC는 2019년 6월 기존 동박업체 중 강자였던 KCFT(현 SK넥실리스)를 인수했다.
SK넥실리스는 2025년까지 현재 생산량의 다섯 배가 넘는 17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글라스기판 역시 SKC가 최근 공을 들이는 신사업 분야다.
글라스기판은 기존의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원재료로 만든 반도체 기판이다. 기존 반도체 기판은 실리콘, 세라믹, 또는 다양한 유기 재료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글라스기판을 적용하면 반도체 패키지 두께가 얇아지고 전력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데이터 처리량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유리는 높은 전기 절연성, 열 안정성, 그리고 평탄도와 같은 뛰어난 물리적 및 화학적 특성을 제공해 반도체 기판으로 사용될 때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 고밀도 통합 회로, 그리고 고속 데이터 전송이 요구되는 응용 분야에서 중요하다.
글라스기판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 패키징의 성능을 개선하고, 칩의 크기를 줄이며,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SKC의 글라스기판은 자회사 앱솔릭스가 담당한다. 앱솔릭스는 지난 2022년 11월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 을 짓고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 중이다.
최근 앱솔릭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1,023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보조금은 조지아주 코빙턴의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 기판 양산 공장에 지급될 계획이다.
이는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 업체 중 처음이다.
이외에도 SKC는 반도체 소재 CMP 공정에 사용되는 패드와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소켓업체 ISC을 통해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모두가 동박과 글라스기판에 열광하지만 SKC의 숨은 진주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생분해 소재다.
생분해 소재(PBAT)는 기존 화학사업의 결정판으로 SK리비오가 생분해 소재(PBAT)를 활용한 비료 코팅 시장에 진출했다.
SK리비오는 종합식품기업 대상과 합작해 2021년 설립한 투자기업이다.
SK리비오는 일반 일회용품에서 나아가 물티슈, 기저귀 등 위생제, 농업 분야에 쓰이는 비료 코팅제까지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적자의 끝이 보인다…다양한 호재 ‘가득’
SKC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최근 연간 실적 기준 매출은 2021년 2조 2,642억 원, 2022년 2조 3,867억 원, 2023년 1조 5,708억 원을 기록했다.
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021년 4,015억 원, 2022년 1,862억 원, 2023년 -2,163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한 셈이다. 이는 배터리 및 반도체 업황의 부진과 글로벌 경쟁이 지속된 것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재무비율 역시 지난 2023년 기준 부채비율 178.57%로 기존 화학기업 대비 높다.
그러나 2차전지 소재주로 바라보면 SKC는 200% 미만의 부채비율로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모습으로 읽힐 수 있다.
같은기간 유보율은 750.11%로 많은 현금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향후 SKC의 추가 투자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SKC는 재무비율 대비 실적의 흑자 전환과 매출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동박은 과잉 공급이 SKC의 적자 발생의 가장 큰 이유다. 한국과 중국의 과잉공급과 전방산업의 부진이 겹쳐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셈이다.
SKC는 정읍공장의 낮은 가동률과 말레이시아 공장 램프업(Ramp-up) 비용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SKC의 동박이 미국의 IRA법과 중국대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업황이 돌아설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관련업계는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업황이 점차 개선돼 내년 실적 정상화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 확대로 원가(전기료)감소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실제 FS리서치 수출입데이터에 따르면 동박은 지난해 12월 동박 수출량이 업황 바닥으로 올해 1월 이후 동박 수출량은 월간 통계로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국가별로도 중국 비중은 계속 줄고 미국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동박의 경우 2023년 일부 구간 미국향 수출이 중국향 수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미국 내 전기차 수요 감소와 경기 침체 우려에 중국향 수출이 미국향을 넘어섰고, 지난 3월 통계는 다시 미국향 수출이 중국향 수출을 넘어서며 수출 증가세가 확인된다.
반면 폴란드, 헝가리, 스웨덴 등 유럽향 수출은 가장 비중이 높은 폴란드 향 수출이 급감하며 하향세를 보였다.
폴란드는 LG엔솔 배터리셀 공장으로 LG엔솔 수출 물량이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헝가리향 수출은 월 30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폴란드 30만 달러, 헝가리 297만 달러, 스웨덴 222만 달러 수준의 월 수출량이 집계된다.
현재 헝가리에는 SK온 (캐파: 연간 7.5GWh, 연간 85GWh 증설 중)과 CATL (캐파: 연간 100GWh) 공장이 있고, 스웨덴은 노스볼트 (캐파: 연간 60GWh) 공장이 이차전지 생산을 진행 중이다.
정읍공장 수출 통계는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SK넥실리스 관점에서 전기요금 등 원가를 고려할 때 정읍공장에서 이뤄지는 수출보다 중요한건 말레이시아 공장이다.
작년 20% 수준이었던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은 올해 가동율이 80%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공장 수율이 90% 이상으로 우수하고, 전체 원가의 1/3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저렴한 원가 차이가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수주라면 정읍공장보다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보내는게 유리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SKC는 이차전지용 동박 특허 출원 건수는 올해 3월 기준 230여건으로 업계 최다 특허를 보유 중이다.
또 꿈의 기판으로 알려진 글라스 기판 선두 업체로 상업화 시점이 내년으로 가장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SKC의 본격적인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글라스기판은 SKC가 대장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동박사업부 부진에도 주가가 올라간 까닭은 바로 글라스기판 대장주로 SKC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글라스기판 기업 양산목표를 확인해 보면 일본의 이비덴의 경우 인텔이 자체 생산한다는 글라스기판 공정에 상당히 바인딩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유니크론도 미국 조지다공대와 글라스기판 공동연구에 나선 상황으로 현재 관련업계는 상용화 기술에 근접한 연구라는 분석이다.
인텔과 AMD 역시 자체 생산 목표로 내걸었지만 상용화 까지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라스기판의 공정이 글라스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전기적 연결을 위한 타공 TGV 고정이 어려워 고난위 기술이 필요하며 수율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 펄스가 짧은 고에너지 펨토 레이저를 이용한 타공이나 불소산을 활용한 화학적 식각 타공 등을 활용한 글라스기판의 구리도금 과정은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수율을 30~50% 가정해도 SKC 앱솔릭스는 매출 1000억~1500억 수준의 추정이 가능하다.
또 전세계 유리 기판 시장 규모가 올해 9조 원에서 2028년 11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어서 매출 규모 역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낮은 수율에도 반도체 고객사들이 높은 단가로 구매해 수율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을 만큼 글라스기판이 가져오는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SKC 앱솔릭스는 이같은 이유로 올해 고객사 인증이 이뤄질 경우 빠른 시간 내 추가 증설을 검토할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2025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 테마가 아니라 실적이 찍힐 것으로 보여 SKC의 성장에 주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화학부문의 경우 고부가 PG제품의 매출량 회복과 마진 스프레드 개선이 진행되고 있고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도 매 분기 증익이 기대되고 있어 최악의 업황 부진의 시기는 넘어선 것이란 평가다.
또 인수합병한 ISC가 고부가 러버소켓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CMP패드 수요도 회복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저점 대비 오른 SKC주가...추가 상승 모멘텀 충분
증권가는 SKC의 목표주가를 낮은 실적에도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C는 앞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동박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 난 상황에 고정비 부담과 재고평가손 등의 일회성 비용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편입된 반도체 사업부 ISC가 올해부터 분기별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
화학 사업부는 재고평가손 등의 일회성 비용 소멸로 적자 폭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또한 SKC는 동박 사업부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40% 상향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가이던스이며, 올해 기대되는 핵심 고객사향 공급계약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 실적은 부진하더라도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위한 계약 체결이 여전히 진행 중인 셈이다.
또 신사업인 글라스기판과 실리콘음극재 공장 완공과 긍정적 고객 인증이 나온다면 기업가치의 추가 업사이드도 가능하다.
반면 주가차트는 저점에서 70%이상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실적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유리기판 등의 성장모멘텀이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주가가 상승한 것.
아직 동박에서 실적 성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 실적이 흑자전환 된다면, 주가는 더 큰 상승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종 더인베스트 기자 shlee4308@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