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재고 축소 방침에 따라 주문이 줄고, 자전거 시장의 업황 부진으로 자회사가 영업적자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영원무역은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조심스럽지만 업황의 개선을 점쳤습니다.
◆ 글로벌 아웃도어 OEM…방글라데시 생산기지 보유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등 글로벌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입니다. 주요 사업은 ▲제조OEM 부문과 ▲스캇(SCOTT SPORTS SA), 그리고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유통업 등을 영위하는 ▲기타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비중은 제조OEM 66%, 스캇 28%, 기타 6%입니다.
제조OEM 사업부문은 약 40여개의 해외 유명 바이어들로부터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신발, 백팩 등의 제품을 수주 받아 해외현지법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저임금을 경쟁력으로 하는 단순 의류 제조업체가 아닌 제품개발 능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업체로 꼽힙니다. '이재용 패딩'으로 유명한 아크테릭'나 '요가복의 샤넬'로 알려진 룰루레몬과 같은 최상급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점에서 경쟁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원무역의 생산공장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및 에티오피아 지역 등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경우 영원무역의 주요 생산기지로,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유럽향 수출의류에 대한 일반특혜관세(GSP) 대상국으로 관세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유럽 바이어들의 방글라데시 선호도가 높습니다.
다만 영원무역의 포트폴리오에는 아웃도어 의류가 많습니다. 따라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이 몰리는 계절성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거부터 브랜드 다각화를 진행해 왔습니다.
우선 아디다스나 룰루레몬과 같은 스포츠 브랜드를 고객사로 들였고, 2009년에는 신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방글라데시에 신발 생산 법인(Karnaphuli Shoes Industries LTD.)을 설립했습니다. 최근에는 기능성 니트의류의 원단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는데요. 베트남 남딘에 섬유 단지를 건설하여 메리노울 원단, 폴리에스터 플리스 및 기능성 원단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스캇' 인수로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 진출…사업 다각화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에도 진출했는데요. 이게 '스캇' 사업부문입니다. 영원무역은 2015년 스위스 소재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회사인 스캇의 지분 과반수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자전거 및 스포츠 브랜드 유통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스캇은 원래 스키 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였습니다. 1958년에 세계 최초로 알류미늄 스키폴(Ski Pole)을 개발해 유럽 스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다 1986년 MTB(Mountain Terrain Bike)를 선보이며 자전거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2007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로드 프레임(Road Frame)을, 2011년에는 MTB 카본 프레임(Carbon Frame)을 개발하며 고가의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현재 스캇 매출액 중 80% 가량이 자전거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스캇의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고공행진했습니다. 전염성 질병으로 자전거가 가장 이상적인 언텍트 운동 및 교통수단으로서 각광 받았고,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영원무역에 인수된 후 매출이 온기 반영된 2016년 매출액은 6618억 원이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1조490억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이후 2021년 1조535억 원, 2022년 1조3975억 원까지 매출액이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리오프닝 시기가 되면서 글로벌 자전거시장 수요가 둔화됐고, 쌓인 재고를 처리하느라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3년 스캇의 매출액은 1조2424억 원으로 전년대비 11.1% 줄었는데, 이는 영원무역에 인수된 이후 첫 역성장입니다.
◆ OEM 업황 부진에 스캇 재고까지…주가 '반토막'
스캇의 부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올해 1분기 영원무역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5.6% 감소한 7097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0억 원으로 57.5% 줄었습니다. 실적 부진을 견인한 사업부가 스캇인데요. 스캇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32.8% 급감한 1961억 원, 영업손실은 16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제조OEM 사업의 실적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1분기 OEM 사업부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4.2% 줄어든 472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이 지속되며 룰루레몬 등 주요 고객사의 오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제조OEM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830억 원으로 전년대비 39.2% 감소했습니다. 주 생산기지인 방글라데시가 5년 마다 선거 공약으로 임금이 인상되는데, 이 영향으로 올 1분기 영원무역의 인건비가 전년대비 21%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30%의 인건비 상승이 발생했고, 베트남 및 타 생산기지에서도 5~7% 가량 증가했습니다.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영원무역 주가 흐름도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 30일 6만4500원이던 주가는 올해 6월 14일 기준 3만425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1년새 주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인데요.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에 따라 영원무역이 최근 진행한 NDR(Non-Deal Roadshow, 기업설명회)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반기 의류 OEM의 업황 개선과 스캇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쏠렸습니다. 영원무역 IR담당자는 하반기 OEM 업황의 개선은 조심스래 점치면서도, 스캇의 회복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다음은 영업무역 IR담당자와의 질의응답.
Q. 스캇의 올해 1분기 말 재고 수준은.
A. 1분기 말 기준 7400억 원 규모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재고를 줄여 나가는 과정에 있다. 재고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올해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스캇의 재고 수준이 너무 높은 것 같은데, 내년 전망은.
A. 올해 할인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기존 재고 소진이 안될 경우 연말에 재고상각이 발생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지만,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 중이다.
Q. 자이언트 및 일본 자전거 업체는 회복 전망하던데. 스캇과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A. 자전거 시장 내 자이언트는 독보적인 기업이라 고객사와 가격을 협상하는 데 더 우위가 있다. 자이언트도 올해 3월까지 실적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업황 자체가 아직 안 좋은 상황이다. 자전거 산업은 성수 시즌에 얼만큼 파느냐가 중요한 산업인데, 스캇은 지난 성수기 시즌에 선적의 지연이 발생하면서 재고를 제 때 받지 못했다. 해당 시즌을 놓치고 그 이후 재고가 과다하게 많아진 상황이다.
Q. 자전거 시장의 업황 부진 원인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A. 현재 자전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너무 크게 성장하면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다만 코로나 시기 E-BIKE(전기자전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에 앞으로는 레저 목적이 아니라 이동수단 목적으로 자전거 활용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 중장기 성장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Q. 스캇의 올해 2~4분기 실적 전망은.
A. 2~3분기에 좋아질 지는 봐야 알 것 같다. 회계적인 분기 결산 기준이 스캇과 영원무역이 달라 정확한 이익 예측이 어렵다. 다만 올해 탑 라인(매출액)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3분기 판매량이 좋지 않을 경우 4분기에 더 큰 적자가 날 수 있다. 재고 처리를 못할 경우 상각 등 회계처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Q. 방글라데시 임금 인상률과 인원 증가율은.
A. 인원은 최근 1~2년 사이 크게 늘지 않았다. 코로나19 당시나 직후 수준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임금이 최저임금 기준 2019년에 50%, 2024년에 50% 인상됐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합쳐 인건비가 21% 올랐으나, 방글라데시만 보면 실질 인상율이 30% 가량 올랐다. 비용이 인건비 단에서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호황시즌과 비교해도 이익률은 높아진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비수기인 1분기, 4분기에도 스프링 오더를 받아 비수기 시즌에도 가동률이 100% 가까이 올라오면서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 및 이익률 개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Q.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A. 원래는 OEM 업체의 연간 실적은 예측하기 쉽다. 수주를 미리 받고 생산하다 보니 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인데, 올해는 영업부서에서 바이어들쪽에서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고 해서, 올해 확실하게 턴어라운드 한다고 단정짓기 힘들 것 같다. OEM 재고가 전 분기 대비 증가한 것을 보면 하반기 회복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Q. 바이어들쪽에서 발생하는 변수란.
A. 바이어들이 과거보다 재고를 적극적으로 줄이고 있다. 불확실성 커지면 대응하기 쉽도록 예상보다 소극적으로 가는 것이다. 올해 바이어들의 재고재축적(Re–Stocking)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중이다.
Q. 방글라데시아가 인건비 30% 오른 것이면, 다른 국가와 인건비 차이는.
A. 여전히 방글라데시가 인건비가 가장 싸지만, 점점 갭이 줄어들고 있다. 과거 한달 급여가 100달러도 안 됐는데, 지금은 150달러 가까이까지 많이 오른 상황이다.
Q. 인건비 상승을 고객사에게 전가 가능한지.
A. 최저임금 인상분은 전가가 어렵지만 물가 오르는 정도는 전가가 가능하다. 현재 고객사로부터 몇 퍼센터의 마진을 더 가져오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현재 이익률을 보면 마진 유지를 위해 꾸준히 여러가지 노력한 결과가 빛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부자재를 방글라데시, 베트남에서 가져와 리드타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이익률 자체를 높이는 편이다. 지난 2년간 이례적인 이익률을 달성해서 그것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대비보다는 높은 이익률 유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하반기 오더 회복할 것 같다고 본 이유는.
A. 현재 재고를 기준으로 봤다. 현재 재고 기준으로 연간 한 자릿수의 성장이 예상된다.
Q. OEM 품목 다변화 상황은. 신발이나 백팩 생산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신발과 백팩의 시작은 오래전부터 했는데, 신발은 중저가 쪽이고 백팩은 시장은 크지 않아 큰 아웃퍼폼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집중하는 게 원부자재 쪽이다. 기능성 퍼포먼스 웨어 소재 원단을 직접 생산하고, 수직계열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전부 이루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능성 니트류쪽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늘리려고 하는 중이다.
Q. 연초부터 밸류업 정책 관련해 주목을 받았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A. 결정되면 공시로 알려 드릴 예정이다. 그 전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영원무역에 원낙 현금이 많다 보니 배당을 하냐고 물어보시지만, 전 세계의 9만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보수적으로 현금흐름을 가정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시기에도 회사가 탄탄하게 유지 된 것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은 하고 있다.
Q. 주요 고객사별 전망
A. 아웃도어 및 노스페이스 브랜드의 경우 작년에 부진해서 올해 회복이 필요하다. 룰루레몬은 코로나19 시기 급속도로 성장했다. 현재는 예전만큼 급격하게 증가하는 오더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 오더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회복이 중요한데, 눈이 띄는 것이 아크테릭스 정도이다. 현재 매출액 기준 룰루레몬과 노스페이스, 엥글버르트 스트라우스 매출 비중이 10% 중후반대 수준이다. 그 중 룰루레몬 매출이 현재 가장 큰 상황이다.
Q. 투자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지금 영원무역을 사고 싶은지.
A. 어려운 질문인데, 이 가격은 사야 된다고 생각한다. OEM은 하반기부터 업황이 나아지는 구간이다. 스캇도 올해가 바닥이라고 생각한다.
Q. 고객사 내 생산 점유율은.
A. 정확한 점유율 파악은 어렵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