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텍의 실적 재도약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하면서, 낙수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인데요. 주요 고객사의 식각 공정을 독점하고 있는 아바텍이 향후 애플의 OLED 확대 적용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애플-LG디스플레이' 밸류체인…디스플레이 패널 식각 공정 담당
아바텍은 코팅과 식각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TV, 태블릿 PC 등의 디스플레이 관련제품과 가전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부품 및 원재료를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2000년 설립해, 201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스마트 디바이스는 더 얇고,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얇고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으며, 액정패널의 오작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특수한 표면처리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아바텍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바텍은 '글라스 슬리밍'(Glass Slimming)과 ITO코팅 공정을 통해 모바일 스마트 디바이스가 요구하는 얇고 성능이 보장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글라스 슬리밍은 식각(에칭) 공정의 일종입니다. 아바텍은 화학적 식각을 통해 평판 디스플레이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합니다. 이를 통해 TFT-LCD(Thin film Transistor Liquid Crystal Display)의 두께를 1mm에서 0.35~0.5mm로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ITO코팅은 진공 증착 설비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배면에 ITO 도전막을 코팅하는 공정을 의미합니다. 글라스 슬리밍 이후 패널의 정전기를 제거하고 외부의 전기적 자극에 의한 화질 왜곡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바텍의 주력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입니다. 사실상 매출의 100%가 두 업체로부터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2009년 하반기부터 LG전자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Plasma Display Panel) TV에 사용하는 EMI(전자파 차폐) 필터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 덕택에 매출액은 100억 원 후반에서 400억 원 중반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2010년대부터는 애플과 LG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글라스 슬리밍과 ITO코팅 능력을 바탕으로 식각 공정을 담당하며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4년 연간 매출액은 12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외형 성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2010년대 중반들어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PDP EMI 필터 사업을 철수하고, 북미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이 아이폰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특히 아바텍의 핵심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애플로 납품하는 LCD 패널량이 급감했습니다.
아바텍의 실적 역시 동반 하락했는데요. 2014년 1200억 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1년 807억 원→2022년 732억 원→2023년 758억 원으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 아이패드 '하이브리드 OLED' 채택 수혜…공정수 늘면서 실적↑
그런데 올해 반등의 조짐이 보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바텍의 2024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024억 원, 영업이익 157억 원입니다. 전망치대로 실적이 찍힌다면 지난해 대비 각각 35.1%, 613.6% 증가하는 셈입니다.
증권업계에서 아바텍의 호실적을 예상하는 배경은 '애플'입니다. 애플이 올해 상반기부터 하이브리드 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를 출시함에 따라 신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 5월 새로운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신작은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는데요. 그 이유는 OLED 패널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에는 전량 OLED 패널을 탑재해왔으나, 아이패드 시리즈에는 LCD 패널을 고집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아이패드 프로(Pro)에 처음으로 OLED 발광층을 2개로 쌓은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OLED’를 채택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하는 OLED 패널 제조사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선정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OLED 패널만 공급하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모두 공급합니다. 아바텍은 LG디스플레이의 11인치와 13인치 식각 공정을 100% 독점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하이브리드 OLED 채택으로 아바텍이 수행하는 공정의 수도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정의 수가 늘어날 수록 단가와 수익성이 높아집니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하는 하이브리드 OLED 패널은 한쪽 면에는 박막봉지(TFE, Thin Film Encapsulation), 다른 한쪽 면에는 유리기판(Glass Substrate)을 적용했습니다. 아바텍이 양면 식각을 진행하던 LCD와 달리 하이브리드 OLED는 유리기판 쪽에서만 식각이 진행됩니다. 여기서는 공정이 하나 줄어들게 됩니다.
다만 식각을 진행하지 않는 반대편 패널에는 화학적 반응 노출을 막기 위한 보호 공정이 추가되고, 식각 후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인쇄 공정도 진행합니다. 이렇게 다수의 공정이 추가되고 OLED 패널 자체가 LCD 패널 대비 가격이 높아, 아바텍의 실적에도 긍정적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아바텍의 매출액은 23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8.9%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8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요. 아바텍의 OLED 식각 설비 가동률 역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말 10%에 불과했던 가동률은 올해 1분기 말 61%를 기록했고, 현재는 90%를 넘어가는 중입니다.
향후 전망도 밝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16 프로'와 '프로 맥스'에도 OLED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애플의 OLED 패널의 확대 적용 방침에 따라 아바텍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습니다.
애플의 OLED 채택과 함께 2021년 1월 'OLED 신규 식각인쇄사업을 위한 설비투자'를 공시했고, 현재는 자체적인 생산 효율화를 통해 하반기 OLED 식각 캐파(Capa)를 패널 기준 월 650K에서 750K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바텍 관계자는 "현재 아바텍에서는 6세대 OLED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으며, 양산 시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동일 제품군으로 8.5세대로의 확장 가능성을 두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