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일전기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미국 전력망 시장에서 외형 성장을 지속하는 모습인데요. 향후 신공장 가동이 본격화되고 변압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산일전기의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 배전 변압기 '경쟁력'…美 중심 수출 실적↑
변압기는 송전이나 배전계통의 일부로서 교류전압을 승압하거나 강압하는 역할을 합니다. 경제적인 송배전을 통해 산업설비나 공장, 가정 등에 필요한 전압을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전력기기입니다.
1994년 3월 설립된는 산일전기는 산업용 변압기 제조 업체입니다. 주력 제품은 배전용 변압기입니다. 전력기기 시장 내에서 72킬로볼트(kV) 까지의 전압을 다루는 배전 변압기 시장을 타겟으로 합니다.
특히 공들이는 곳은 전력망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변압기 시장인데요. 전력망 시장에서 사용하는 일반 목적용 변압기와 다르게 신재생에너지 장치,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특수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되도록 만들기 위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특수 변압기도 생산합니다.
2022년 이후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력·풍력발전 프로젝트가 대규모로 진행됐기 때문인데요. 올 1분기 말 기준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합니다.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매출을 견인하는 부분은 전력망 시장용 제품입니다. 지난 2023년 이후 미국의 전력망 교체 작업 및 신규 시설 투자의 수혜를 온전히 받았는데요. 1분기 전력망 제품의 매출 비중은 46%입니다.
산일전기의 매출은 수출 위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6%입니다. 주력 시장은 미국인데요, 같은 기간 해당 지역의 매출 비중은 69%에 달합니다.
◆ 신설 2공장 가동 시작…하반기 기대치 'UP'
올 1분기 산일전기는 '깜짝 실적'을 거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대비 39.9% 증가한 988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4% 늘어난 37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미달했지만 영업이익은 6.5% 웃돌았고, 영업이익률은 38%로 컨센서스(32.9%)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매출액이 예상치를 하회한 이유는 비수기 영향입니다. 일반적으로 1분기는 변압기 업체들에게 비수기로 꼽힙니다. 전분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1분기에는 수요가 줄기 때문입니다.
산일전기는 매출액 감소 여파를 이익률 상승으로 상쇄했습니다. 이익률 상승을 이끈 요인은 제2공장의 가동입니다. 2공장은 자동화율이 40%에 육박해 생산성이 높습니다. 산일전기가 고단가 변압기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생산성이 높아지면 수익성도 확대됩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지난 3월에 가동을 시작한 신설 2공장은 자동화율이 40% 수준으로 1공장 10% 대비 생산성이 네 배가량 높다"며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일전기는 추가적인 이익률 향상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 생산 거점을 설립할 예정인데, 모듈형 조립공장 형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모듈형의 경우 자동화를 통해 생산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데, 향후 리드타임 단축과 함께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 될 전망입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향후 3년 내에 미국 시장에서 변압기 조립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단순한 관세 회피를 넘어,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미국 현지로 진출한다…변압기 단가도 상승세
미국 현지 공장 설립과 함께 사후관리(A/S) 전담 법인도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현지 본부를 확보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렇게 산일전기가 미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전력망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력망은 수명이 25년 이상 노후화된 변압기와 송전선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미국 연방의회는 인프라법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입법해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한 상황입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현재 송배전망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으로 변압기 등의 전력기기 수요까지 동반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변압기 가격의 상승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변압기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2020년 2분기를 시작으로 10개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는데요.
회사는 변압기 가격 상승 요인으로 ▲변압기 핵심 원자재인 방향성 전기강판 공급 문제 ▲미국 내 변압기 자체 생산 업체 감소 ▲기존 글로벌 변압기 생산업체의 고임금, 반덤핑 등으로 인한 미국 내 생산기지 철수 문제 등을 꼽았습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회사의 배전 변압기 및 특수 변압기는 미국에서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고객사 벤더 등록 후 반복 수주(recurring order)가 발생하는 구조인데, 고객사는 가격의 상승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관세 '무풍지대'…미국 전력망 시장 공략 박차
미국 내 관세 정책이나 데이터센터 수요 둔화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우선 산일전기의 제품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산일의 제품인 배전 변압기 및 특수 변압기는 미국의 반덤핑 및 관세 등의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세 대상은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전력기기"라고 했습니다.
또 그는 "향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 수요가 넘치고 공급이 부족한 만큼, 고객사들이 관세 전가도 떠맡는다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며 "또 미국 내 생산 거점도 설립할 계획이라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리스크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데이터센터 향 매출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센터가 산일 매출에 미치는 기여도는 낮다"며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ESS 프로젝트 수주를 받은 적은 있지만, 일회성이고 규모도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산일의 실적에 미치는 비중에 비해 과장된 측명이 있다"며 "산일은 전력망 시장을 중심으로 도미니온, SMUD 등 신규 고객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준호 더인베스트 기자 jhkwon@th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