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과학기술 혁명의 시대다. 현 시대는 지금까지와 다른 과학기술이 펼쳐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생존을 가능케하는 과학기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1세기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단어는 '환경'으로 꼽힌다. 기업과 소비자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에 'NEXT주목산업'에서는 환경 이슈와 민감한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해봤다. <편집자주>
정부의 친환경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그린뉴딜 정책으로 더욱 구체화됐다. 그린뉴딜 정책은 3대 분야 8개 추진 과제를 담고 있는데 이 중 '신재생에너지 확산 기반 구축'이 포함된다.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용량을 2019년 12.7기가와트(GW)에서 2025년 42.7GW로 확대할 계획이고, 이를 위해 2025년까지 73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4년 동안 한 해에 약 10조 원 이상을 투입해 발전 용량을 현재보다 3.5배 가량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해상 풍력발전은 2030년까지 12GW를 보급할 방침이다.
◆ 해상풍력발전 유럽이 선도…국내 기업과 기술 격차 '상당'
풍력발전은 육상과 해상풍력으로 구분된다. 육상풍력은 육상에 풍력발전 단지를 설치한 뒤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 발전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제주도와 강원도 대관령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날개가 발생시키는 소음이 매우 심하고, 새가 날개에 부딪혀 죽는 피해도 발생한다. 바람의 세기도 충분치 않아 아직은 경제적 효용이 부족한 모양새다.
해상풍력발전은 바다에 풍력발전 단지를 설치해 전기를 얻는다. 발전기를 바닥에 고정하는 고정식과 물에 띄우는 부유식이 있다. 최근 해상풍력발전이 각광 받고 있다. 양질의 바람을 얻을 수 있고, 입지 선정에서 자유로우며,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주민피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해상풍력발전 투자 계획은 풍력발전 분야 기업들에 성장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아직은 풍력발전 기술 수준이 글로벌 선진 기업들에 비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고,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상풍력발전 시장은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의 70% 가량을 유럽 기업이 차지한다. 풍력발전 선두 기업은 독일의 지멘스와 덴마크의 베스타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가 꼽힌다.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상당하다. 이에 정부의 발전 의지에도 풍력발전 분야의 기술적 한계가 존재함에 따라 자칫 해외 의존도만 높이거나 발전 효율을 떨어뜨려 비용만 쏟아 붓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은 유럽이나 미국 업체에 크게 부족하다"며 "특히 풍력발전의 경우 발전기와 부품 제조 기업은 있지만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술을 국내 업체가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짚었다.
◆ 두산·SK그룹도 참전…"풍력발전 시장 더 성장할 여지 충분"
그러나 정부의 투자 계획은 분명하며, 정해진 일정대로 자금이 투입될 것이고, 이를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기업이 나타날 것이다. 풍력발전은 풍력발전기의 부품, 풍력 타워, 풍력단지 조성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각 공정을 수행하는 기업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발전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지만 최근에는 풍력발전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상풍력 분야를 4대 성장산업으로 낙점했다. 풍력발전 공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발전기 제조를 맡고 있다. 2005년부터 풍력발전기 개발로 국내 해상풍력 최다 공급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달리 풍속이 강하지 않은 국내에 맞춰 발전기를 개발해 풍력발전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는 중이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구조물을 전문적으로 제조한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삼강엠앤티를 인수하며 이름을 바꾼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수주 풍년을 맞았다.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에 수혜를 보며 한 해 동안 풍력발전 수주량이 8000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6918억 원으로 전년대비 37.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719억 원으로 무려 172.2% 급증했다.
씨에스윈드는 풍력타워 생산 제작사로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업체로 꼽힌다.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기업인 GE와 베스타스에 풍력타워를 납품한다. 글로벌 기업의 성장과 함께 씨에스윈드의 수혜 폭도 커지고 있다. 특히 씨에스베어링을 인수한 뒤, 풍력발전에서 베어링 공정도 맡게 됐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풍력발전 정책 추진 의지는 확고하다.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정책 방향과 함께한다면 향후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풍력발전 업체들의 주가는 한 차례 크게 뛰었지만, 아직 우상향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안장섭 더넥스트뉴스 기자 jsa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