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과학기술 혁명의 시대다. 현 시대는 지금까지와 다른 과학기술이 펼쳐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생존을 가능케하는 과학기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1세기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단어는 '환경'으로 꼽힌다. 기업과 소비자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에 'NEXT주목산업'에서는 환경 이슈와 민감한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해봤다. <편집자주>
산업화의 혜택으로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산업 폐기물로 고통에 신음하는 곳도 생겨났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화학 제품의 사용량을 늘려왔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일단 편리함을 알게 됐기에 불편한 과거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석유화학,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을 주축으로 성장의 역사를 써왔다. 울산과 여수 등 특정 지역에 산업단지가 구축돼 있고, 이들은 매일 대량의 폐기물을 쏟아냈다.
과거엔 폐기물 처리에 문제 의식을 갖지 않았지만 지금은 환경 보호가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제조업 중심의 성장 스토리에서 벗어나 누구나 환경을 생각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도 규제에 맞춰 이뤄져야 하고, 매립이 허각된 곳에서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폐기물의 양은 늘어나는 반면 매립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규 매립장 건설은 해당 지역의 반대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폐기물 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의 실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도, 사업장 추가 확장도 쉽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폐기물 매립 단기는 점점 상승하고, 폐기물 처리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0%를 상회한다.
◆ 사업장 폐기물 전체 中 82%…'건설·지정·지정외'로 나눠
폐기물은 생활 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사업장 폐기물의 비중은 2021년 전체 폐기물 대비 8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기업이 처리하는 폐기물은 사업장 폐기물이다. 사업장 폐기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첫 번째로 건설 폐기물이다. 토목과 건설공사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로 2021년 전체 폐기물 대비 48.2%를 차지했다. 건설 폐기물의 경우 인구 밀집으로 주택이 집중되고, 재건출과 재개발이 활발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배출량이 많다.
두 번째는 지정 폐기물이다.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인 폐유와 폐산,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질인 의료 폐기물을 합쳐 지정 폐기물이라 부른다. 울산과 여수 등의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하며 2021년 전체 폐기물 중 6%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지정외 폐기물이다. 건설 폐기물과 지정 폐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지정외 폐기물로 분류한다.
폐기물 처리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다. 신규 폐기장 허가와 사업장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건설 폐기물 처리 기업인 인선이엔티를 인수하고 2020년에는 영남권 최대 폐기물 처리 기업인 코엔텍 인수에도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티와이홀딩스와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의 소유 지분을 매도하는 대신,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기업인 EMC홀딩스 주식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직접 폐기물 처리 사업에 참가했다.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보면 폐기물 처리업은 SK에코플랜트와 티와이홀딩스, 아이에스동서의 3강 체제로 정리됐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EMC홀딩스 인수로 단숨에 국내 폐기물 1위 업체로 올라섰다. SK에코플랜트의 주 사업인 건설 사업이 가진 변동성을 완화하고, 높은 이익률과 성장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과 인적분할 후 TSK코퍼레이션의 지주사로 올라섰다. TSK코퍼레이션의 지분 62.6%를 보유한 만큼, 메출액과 이익은 전부 티와이홀딩스에 반영된다. TSK코퍼레이션은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도 준비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TSK코퍼레이션의 가치를 3조 원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TSK코퍼레이션의 지분 62.6% 가치는 1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티와이홀딩스의 시가총액 5600억 원을 크게 상회한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인선이엔티, 2020년 코엔텍 인수로 폐기물 처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다만 인선이엔티와 코엔텍 모두 주식시장 상장업체인만큼 폐기물 처리 사업에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아이에스동서는 매력이 없다.
피터린치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통해 "우울하고 따분하고 혐오스로운 폐기물 사업에 관심을 가져라"고 말한 바 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혐오스럽고 따분할지언정, 현대인의 생활이 발전하고 환경 보호의 필요성이 커질 수록 더욱 성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폐기물 사업의 높은 이익률과 진입장벽, 이에 따른 성장성에 주목하는 기업과 투자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주가도 이에 반응해 큰 조정 없이 꾸준히 우상향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좋을 산업을 꼽는다면 단연 폐기물 업체이다"라고 짚었다.
안장섭 더넥스트뉴스 기자 jsan@thenex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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