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과학기술 혁명의 시대다. 현 시대는 지금까지와 다른 과학기술이 펼쳐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생존을 가능케하는 과학기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1세기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단어는 '환경'으로 꼽힌다. 기업과 소비자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에 'NEXT주목산업'에서는 환경 이슈와 민감한 다섯 가지 주제를 선정해봤다. <편집자주>
지난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누군가가 나에게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따라서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인 시기가 됐다. 이 시기는 '언택트'(untact)라고 불렸다.
언택트는 'contact'(접촉하다)에 부정형 접두사 'un'을 붙여 만든 단어로, 사람 간의 접촉 없이 이뤄지는 사회를 말한다. 직장에서는 재택근무와 인터넷 화상회의가 자연스러워 졌고, 집에서는 인터넷 쇼핑과 택배가 일상화됐다. 학교 수업 역시 인터넷 강의로 진행됐다. 이 모든 것이 언택트로 불리는 일상의 변화다.
◆ 팬데믹 지나며 콘택트 대체한 언택트…인터넷 기업 수혜
콘택트의 자리를 언택트가 침범하면서 사람들의 소비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동안 존재했지만 대세가 아니었던 방식들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인터넷 쇼핑은 늘어나고 있었고, 인터넷 화상회의도 종종 했으며, 학원의 인터넷 강의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언택트라고 해서 만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남의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서로의 얼굴을 직접 보지 않을 뿐, 언택트 시대에도 연결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가상 공간인 인터넷에서의 콘택트는 더욱 강화되고 일상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에게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 콘택트가 필요한 기업들은 언택트 방식을 찾아 나섰고, 언택트에 기반한 기업들은 호재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리오프닝 시대에도 언택트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 '통신·플랫폼·전자결제·웹툰' 리오프닝 시기에도 수혜 기대
리오프닝 시기의 언택트 관련 첫 번째 수혜 부문은 통신이다. 특히 5G(세대) 통신 장비 기업이 꼽힌다. 언택트는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5G이다. 5G 통신이 원활해지려면 무선기지국을 촘촘하게 세워야 하고, 음영 지역을 없애기 위한 중계기를 달아야 한다. 유선 장비도 무선기지국과 호환 가능한 장비로 교체해야 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5G 통신망 추가 확보를 위해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 말 5G 주파수 경매는 통신 부분의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5G 장비주의 대표 주자로는 '쏠리드'와 'RFHIC'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관련 두 번째 수혜 부분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다. 카카오톡을 통하지 않거나,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선 국내에서 가능한 인터넷 생활이 그리 많지 않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팬데믹 언택트 시기에 실적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원동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광고와 쇼핑몰, 금융까지 확장하는 속도가 빠른데다 시장을 잠식하는 힘도 대단해서 언택트의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며 "카카오 역시 언택트 생활 방식에서 반드시 거치게 되는 플랫폼인지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셋째로는 전자 결제 업체이다. 인터넷 쇼핑 증가는 곧 인터넷 결제 증가로 직결된다. 오프라인 결제 대행사인 VAN은 오프라인 결제가 줄면서 실적이 좋지 않겠지만, 인터넷 결제 대행사인 PG에는 호재다. PG에는 NHN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가 있따.
마지막으로 웹툰 관련 업체이다. 웹툰은 웹 공간에서 서비스하는 만화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 웹툰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콘텐츠로 꼽힌다. 이미 미국과 일본, 프랑스,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웹툰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꼽을 정도로 성장성이 큰 사업"이라며 "웹툰 자체의 수익도 좋지만, 웹툰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2차 산업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언택트 시대의 수혜를 제대로 봤다"고 말했다.
안장섭 더넥스트뉴스 기자 jsa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