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는 대부분 건설 현장에서 쓰이기 때문에 건설업의 업황에 영향을 받는다. 주택과 인프라 등의 공급량이 줄면 건자재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건자재의 소비 주체는 대체로 건설기업이다. 'B2B' 성격을 갖고 있어 특히 공급을 주도하는 대형 건설사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건자재 업종을 분석할 때는 주택, 인프라 등의 공급 현황은 물론 대형 건설사들의 건설과 분양 시기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건자재마다 사용 시기가 달라 매출액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건자재 업종은 원재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로 이익률의 크기가 결정된다. 건설 산업은 경기의 좋고 나쁨에 따라 순환한다. 곧게 뻗어가는 성장 산업이 아니라 경기순환에 따라 가격이 변동한다는 의미이다.
이때 원재료와 제품 가격이 때때로 다르게 움직이는데, 이 차이에 따라 이익이 커지기도 하고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선 가격 차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국내 건자재 시장은 성숙 산업에 속한다. 2000년 이전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완료됐고, 주요 인프라 역시 완성됐다. 신규 주택과 인프라 공급은 예전 같지 않다. 또한 건자재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공급이 부족하지 않고, 해외 수출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건자재 부문에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 때문인지, 이들 건자재 기업들의 주가는 오랫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다. 대부분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으로, 시가총액이 순자산만큼도 인정받지 못해 소위 '가치주'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건자재 업종에 투자할 때는 순자산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는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 순자산 가치는 매년 벌어들이는 현금이 있을 때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본업에서 적자이거나 시장 금리만큼도 벌지 못한다면 순자산은 매년 줄어들기 때문이다.
◆ 창호 분야 상장기업 KCC·LX하우시스…매출액 비중은 낮아
건자재 업종 중 대표적은 분야는 창호가 있다. 창호는 주택의 창문에 쓰이는 제품으로, LX하우시스, KCC, 현대L&C(현대홈쇼핑의 비상장 자회사), 이건창호의 4개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그 외 상장기업으로 센트럴바이오가 있으나 매출액이 100억 원대에 머물고 있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현대홈쇼핑은 창호 부문 매출액 비중이 2020년까지 전체의 절반에 이를 만큼 주력이다. 반면 LX하우시스와 KCC는 20%에 미치지 않은 만큼 비중이 적다. 영업이익률은 일반적으로 LX하우시스가 가장 높다.
KCC는 2018년 실리콘 생산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 바 있다. 이 인수로 외형이 성장해야 하는데 2019년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금융부채 비율은 35.8%에서 63.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236억 원 적자, 2019년 2225억 원 적자에서 2020년 2분기 들어서 흑자로 돌아섰다. KCC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여부는 실리콘 사업의 안정화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창호 제조사로 분류된 기업들은 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창호 부문의 업황으로 기업을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창호 부문이 전체 매출액에 미치는 영향 정도만 파악할 수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X하우시스만 봐도 자동차 부품·원단 사업, 가구·가전 필름 사업, 건축자재 사업, 소재·부품 사업 등으로 사업 부문이 나눠진다. 창호 부문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 매출액 비중은 10% 내외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원단 사업의 이익 개선이 본격화되고 이 분야의 성장이 강해지고 있어 창호 부분의 비중은 점차 더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안장섭 더넥스트뉴스 기자 jsan@thenex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