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연합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중복 노선 4개를
티웨이항공에 이양하는 조건이 붙은 승인입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 EC,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부 승인…티웨이항공 수혜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달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앞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두고 유럽 노선의 독점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독점 해소를 위한 조건이 붙은 시정안을 유럽 경쟁당국에 제출했습니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제시한 조건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아시아나항공과의 중복 노선 4개(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를 이양하고 운항에 필요한 자산(기재 등)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EC가 이러한 대한항공의 조건을 받아들인 건데요. 결국 EC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최종 승인은 조건이 지켜진 후 이뤄질 전망입니다.
여기서 티웨이항공의 수혜가 점쳐집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중복 노선 4개를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부터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이관할 계획입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 노선 취항이 현실화되면 위 우려보다는 구조적인 실적 변화가 더욱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티웨이항공 유럽 4개 노선, 6월부터 순차 취항…매출 규모는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아시아나항공과의 중복 노선 4개를 넘기면서, 티웨이항공은 올해부터 유럽 취항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가장 빠르게 취항을 시작하는 노선은 인천~파리입니다. 오는 6월부터 티웨이항공은 파리행 비행기를 띄울 예정입니다.
티웨이항공 IR 담당자는 "올해 6월 파리를 시작으로 8월 초에 로마, 9월에 바르셀로나, 10월에 프랑스로 순차적으로 취항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을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할 경우 예상되는 수혜강도는 어마어마합니다. 2024년 3월 기준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 4개의 주당 운항 횟수는 44회(아시아나항공 21회, 대한항공 23회)입니다. 이에 따라 반납하는 슬롯은 약 21~23개로 판단됩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 운임 단가(편도 110만 원)를 곱해 산출한 해당 노선의 연간 매출액은 약 6000억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4개 노선을 이양받으면서, 대한항공으로부터 A330 계열 기재 5대와 운항 인력도 제공받습니다. 대한항공의 A330-200 기재를 기준으로 좌석수는 218석입니다. 또한 이미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A330-300 항공기의 좌석수는 272석입니다.
좌석수를 토대로 운임단가를 아시아나항공의 80%로 가정할 경우,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으로 연간 벌어들이는 금액은 3000억~4000억 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실제 티웨이항공도 유럽 4개 노선의 연간 매출액이 3500억~3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이익의 규모는 연간 175억~180억 원입니다.
티웨이항공 IR 담당자는 "올해는 유럽 4개 노선이 매출에 들어가는 부분이 크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최종 승인까지 되고, 우리가 유럽 4개 노선을 다 운영하는 경우 매출 규모는 지난해 분기 매출 수준은 될 것 같다"며 "영업이익률을 따지자면 매출의 한 5%는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향후 티웨이항공 신규 취항 계획은 '미주'…유럽은 '불가'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을 대한항공으로부터 이양받더라도, 추가적인 취항은 불가능할 전망입니다. 유럽은 1993년에 수립된 슬롯 할당 규정(Slot Allocation Rule)에 따라 특정 항공사의 여객사나 운항 횟수는 고정됩니다.
티웨이항공 IR 담당자는 "유럽 노선은 중국하고 유사하다고 보시면 되는데,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슬롯 할당된 것이 유럽 공정위에서 봤을 때 독과점에 걸린다"며 "따라서 그 겹치는 노선들을 나눠주는 것이지 신규로 노선을 늘릴 수는 없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외에도 중·장거리 노선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요가 좋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경쟁하지 않는 노선을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2022년부터 호주 시드니 취항을 시작한 데 이어, 인천~싱가포르·비슈케크, 대구~울란바토르 노선도 신규로 취항했습니다.
티웨이항공 IR 담당자는 "싱가포르, 울란바토르, 중앙아시아 같은 곳을 취항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데이터를 얻었다"며 "현재 방향성은 취항 범위를 계속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2025년까지 유럽 노선 운항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가 쌓이면, 티웨이항공은 미주 취항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담당자는 "올해 한 10월부터 캐나다 벤쿠버 취향을 계획하고 있다"며 "장거리 운항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고 나서 미주 쪽도 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음은 티웨이항공 IR 담당자와의 질의응답.
1분기 실적이 좋을 것 같은데, 2분기 전망은.
A. 현재 2분기도 예약 매출이나 이런 건 나쁘지 않다. 수요가 밑바탕이 되는 건 3개월 예약률인데, 예약률 추이는 오히려 전년보다 좋은 상황이다. 운행도 크게 나쁘진 않은데 부담되는 것은 비용이 많이 증가한 부분이다. 리요프닝을 하는 과정에서 기재는 늘어났는데, 인력은 줄어들었다.
올해도 기재를 더 도입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인력 채용이 계속 발생하다보니, 인건비 부담이 적어도 30~40% 가량 업사이드가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인지가, 이익 규모를 결정하는데 주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실적이 나온게 아니라 제가 단언드릴 수 없지만, 현재 항공 여행에 대한 수요는 나쁘지 않고 인력에 부담이 좀 늘어난 것이 있지만, 향후 기재가 투입될 때 인력 부담은 매출로 환원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현재 기재 현황과, 항공기 수급 계획은.
A. 현재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대해 수요가 좋기 때문에 공급도 늘어나고 이에 따서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단거리 기재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것은 우리에게 좀 마이너스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전략은 경쟁하지 않는 노선을 계속 늘려나가야 겠다는 것인데, 이 전략의 첫 번째 시작이 중대형기(A330-300)의 도입이다. 이제 중대형기를 도입해서 싱가포르나 울란바토르, 중앙아시아 쪽에 시항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의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데이터도 얻었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재는 보잉 계열의 소형기 27대와, A330-300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소형기 5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기존에 1대는 반납하게 되서 연말에 31대를 계획하고 있다. 중대형기는 2대 추가 도입이 예정돼 있어 연말에 5대 보유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기재의 공급망 문제라든가, 이슈가 발생하고 있기에 항공기 수급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도 항공시장 항공사들의 기재 공급 순증 효과는 거의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따라 유럽 4개 노선 이관을 받기로 한 배경은.
A. 대한항공에서 유럽 4개 노선 이관을 위해 국적사를 찾던 중에 ▲재무적인 리스크가 적고 ▲인근 국가와의 네트워킹이 탄탄하고 ▲중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이 있는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이제 1년 정도 협의를 했다. 그래서 그렇게 시작이 됐었고, 이제 유럽에 내민 조건에 따라 우리가 4개 노선에 대해 순차적으로 취항을 시작해야 된다.
유럽 4개 노선 이관에 따른 리스크는.
A. 대한항공 유럽 노선을 취항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가진 리스크는 장거리 기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장거리 기재를 대한항공이 빠르게 지원해 주고, 인력도 배치하면서 올 6월부터 파리를 시작으로 취항을 순차적으로 한다. A330-200 기재와 그 기계를 운항하는 파일럿들을 1차적으로 저희한테 파견 형식으로 지원을 해줄 것이다.
처음에는 파견 형식으로 운항을 하고, 나중에 우리가 장거리 기재를 도입할 경우 대한항공기들은 자연스럽게 다시 돌려주는 구조라고 보시면 된다.
백청운 더인베스트 기자 cccwww07@theinvest.co.kr